쾌청하고 바람없는 날씨 덕분에 탁 트인 모래사막과 그 사막 한가운데 생명력이 강한 풀포기들을 구경하면서 오후 한때를 행복하게 보냈다.

- 사막한 가운데서 멋진 외계인 처럼 -

나. 연료가 반이 남으면 첫 번째 만나는 주유소에서 무조건 주유하기
발도 아프고 저녁 식사준비도 해야 하니 4시에 숙소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아침에 숙소를 나올 때 Grocery Store를 물어보았더니 데스벨리와는 정 반대 방향으로 약 10분을 가면 나온다고 하여 연료도 그곳에 가서 넣기로 하고 열심히 달렸다.
그런데 10분이 지났는데도 Grocery Store는 나타나지 않고 아스팔트 도로에서 노면 상태가 아주 불량한 시멘트 도로로 바뀐다. 혹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흙먼지가 우리차를 감싼다. 사방을 둘러봐도 Grocery Store가 나올 것 같지가 않다. 미국 사람들의 거리 감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10km, 20km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저 아래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하니 말이다.
초행길이라 속도도 못 내고 30여분을 달려가니 왼쪽으로 조그마한 가게가 하나 나온다. GPS에서도 목적지 도착이라고 한다. 그 가게에 들어가 달걀 야채 생수 한박스 등을 샀다. 가게주인 아주머니가 말이 많다. 이것도 사라 저것도 사라...여기가 그래도 많이 싸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자기들이 숙소까지 배달도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만큼만 사가지고 나오면서 주유소를 물으니 여기는 주유소가 없고 오던 길을 다시 나가서 숙소 반대편으로 10여km 나가야 주유소가 있다는 것이다.
내일 우리가 이 도로를 이용해야 되는지 아니면 라스 베가스쪽으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어 좀 멀기는 하지만 연료를 가득 채우기로 하고 벌써 어둑어둑해지지만 GPS에 인근 주유소를 찾아 입력하고 과속으로 달렸다.
아까 방문자 센터에서 연료를 넣을까하다 $3.1로 너무 비싸 안 넣은 것이 너무 후회스럽다. 주유소를 찾아가며 혹시 없으면 어떻게 하나, 혹시 문을 닫았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실제로 여행기에서 연료가 바닥난 경우 주유소를 찾아갔더니 문을 닫아 고생한 이야기를 읽어 본적이 있어 더욱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는 없다. 주유소를 찾아가는 수 밖에...
GPS가 가리키는 곳에 도착하여 주유소로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문을 닿았다.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오래 전에 폐쇄를 했던가 아니면 개업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아내가 가게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가게 사람이 반대편 주유소를 가리키며 그곳으로 가라는 것이다. 다행히 불이 켜져 있어 영업을 하는가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도로의 중앙선을 가로질러 불이 켜진 주유소로 차를 몰았다. 1갤론에 $2.45로 싸게 넣었지만 연료 때문에 너무 고생이 많았다.
호텔에서 Grocery Store 둘러 주유소까지 갔다가 호텔로 되돌아온 거리는 약 80km 정도 된다. 운전하는 시간만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는 사막한가운데 있는 곳이라 주변에 편의 시설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숙소 인심도 인색하다. 타월에 세탁해도 빠지지 않은 색감을 무치면 벌금 $5, 방문키를 잃어버리면 벌금 $5 등을 써 붙여 놓아 기분이 매우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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