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평범한 진리의 말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다윗 왕과 그의 아들 솔로몬 왕자의 일화가 유명하다.
다윗왕은 수많은 전쟁에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칠전팔기의 교훈을 얻었다. 다윗왕이 어느 날 궁중의 세공 장인을 불러서 나를 위해 아름다운 반지 하나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전쟁에 큰 승리를 거두어 환호할 때 교만하지 않게 하고, 내가 큰 실패를 경험하고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으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장인은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정작 거기에 새겨 넣을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 끝에 지혜롭기로 소문난 왕자 솔로몬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왕자 솔로몬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토라(Torah : 유대교 율법)의 주석서 미드라쉬(Midfash ; 유대인의 경전 주석서)에 나오는 구절을 알려주었다. 다윗왕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승리에도 오만하지 않기 위해서 이 구절이 새겨진 반지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결국 권력도 명예도 부도 사랑도 실패의 치욕과 가난과 증오도 모두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과 함께 지나간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이다.
폭우도 지나가고 이제 차를 멈추고 쉬고 싶은데 Rest Area가 안 나타난다. 이 곳 남부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지역이라 고속도로 주변에 마을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고속도로 상에 휴게소가 없고 Gas, Food, Lodge 등을 해결하려면 마을로 나가야 한다.
오후 1시경 우리는 Gas Exit가 가리키는 출구로 빠져나와 주유소를 찾아 그곳에서 Gas를 넣고 주차 공간 한곳에 차를 세우고 차안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계속 달렸다. 1시간가량 경과했나 싶었는데 또 폭우가 쏟아진다. 두 번째 당하는 일이라 두려움은 덜했지만 비상등을 깜박거리면서 조심조심 달렸다.
- 도도히 흐르는 미시시피 강 -
1시간은 족히 폭우 속을 달리고 나니 겨우 비가 멎는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도히 흘러가는 미시시피 강의 물줄기를 감상하는 사이 어느덧 차가 시내로 접어든다.
- 미시시피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 -
- 뉴올리언즈가 가까워지자 고속도로 주변의 우거진 숲 -
GPS에서 목적지 도착이라는 안내가 나온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우리가 예약한 호텔이 보이지 않는다(The Prytania Park Hotel ; 1525 Prytania Street, Garden District, New Orleans,
Louisiana, LA 70130). 조금 더 직진하다 아내가 길을 물으러 어느 가게에 들어갔는데 한참을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 나중에 왜 늦었느냐고 물으니 이곳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한국 아가씨를 만나 이야기 하다가 늦었다고 했다. 그 아가씨가 가르쳐 준대로 차를 몰고 가니 예약한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텍사스에서의 폭우로 인한 도착시간 지연 때문에 오늘 오후 관광하기로 한 뉴올리언즈의 Cemetery(공동묘지)는 생략해야만 했다. 아쉽지만 내일 아침 조금 일찍 일어나 플로리다 주(州)로 가는 길에 잠간 구경하기로 했다. 호텔에서 체크인 하는 사이 한국인 부부 한 쌍을 만났다. 그들은 한국에서 교환교수로 미국에 왔는데 이곳 루이지애나가 좋다고 하여 관광을 왔다고 한다. 저녁 식사 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자고 하는데 어떻게 시간이 맞을지 보아야겠다. 이곳 남부 쪽은 한국 사람은 물론 동양인도 보기 힘들다.
호텔방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Grocery Store를 찾아 나섰다. 호텔 직원이 알려 준 대로 지도와 차량용 GPS를 들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루이지애나 주도인 뉴올리언즈 시가지를 4mile 정도 산책했다. 도시가 깨끗하지 못하고 보도블록도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 뉴올리언즈에도 볼거리가 많다는데 우리는 로드 트립 일정상 오늘 저녁 변두리 시가지를 산책하고 하룻밤 쉬어가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