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째 날 : 2016. 5. 25(수).
◯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입국 수속하기
◯ 샌디에고를 향하여 Road Trip을 시작하다.
우리부부는 2016. 05. 25. 15:00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미국 서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미국으로 여행할 때 통상 17:00 비행기로 출발하는데 우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200여 km 떨어진 태평양 연안에 있는 샌디에고 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을 당일 구경하기 위해 15:00에 출발했다. 한국에서 25일 15시에 출발하면 로스앤젤레스에서의 도착 시간은 같은 날(25일) 오전 10시가 된다.
10시에 도착하여 짐 찾고 12시에 차를 렌트하면 오후 시간대는 샌디에고의 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을 충분히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토리 파인즈 주립공원(Torrey Pines State Park)은 이곳에 소나무 군락지가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해 주(州)에서 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데 소나무는 보잘 것 없지만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주변 경관이 뛰어나 산책 겸 운동을 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정상 비행하여 10시간 만에 현지시간 25일 오전 10시에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 한숨도 못 잤다. 아내의 뒷좌석에 앉아 있는 노인이 우리가 잠들려고 하면 재치기를 심하게 해대고 이따금씩 의자를 발로 차서 참다못한 아내가 승무원한테 조심시키라고 부탁도 하였고 또 내 옆의 미국인은 기침을 요란하게 하는 바람에 잠자는 둥 마는 둥 그렇게 10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뜬 눈으로 고생을 했다.
자동차 운전을 어떻게 할지 걱정은 되었지만 곧 혼잡한 승객들 틈바구니에 끼어 짐을 찾은 후 사람들을 따라 입국장으로 향했다. 기내에서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였지만 입국신고를 자동화 기기에서 직접 Self로 입력하고 영수증을 출력하여 입국심사관 앞으로 갔다. 나는 무사히 통과했는데 아내는 다시 지문을 찍고 얼굴 사진도 찍고 국적이 어디냐? 여행목적은 무엇이냐? 여행기간은? 등의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아내는 한국에서 왔는데 알라모 렌터카에서 차를 빌려 로스앤젤레스에서 마이애미까지 로드 트립을 한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우리는 일행인데 방금 전에 자동화기기에 모두 입력했는데 왜 나만 또 질문하냐?”고 이유를 물었더니 심사관이 아내의 영수증에는 ‘×’가 체크되어 있어 그랬다고 설명한다.
알라모에서 차를 렌트했다고 하니 우리보고 “청사 밖으로 나가 중간 도로로 가서 Purple Car를 타라”고 친절히 안내해 준다. 아내가 그 공무원에게 “You are very kind”라고 말하니 아주 기분 좋아 한다.
다음은 세관을 통과해야 한다. 입국심사 하러 오면서 전광판을 보니 탐색견이 귤 봉지를 탐색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내가 한국에서 짐을 쌀 때 먹다 남은 양파와 귤 몇 개를 넣어왔다고 한다. 이것을 신고하느냐 마느냐? 아내는 배짱 좋게 신고서에 적지 않고 그냥 가자고 한다. 나도 몇 개 아닌데 설마 탐색견이 냄새를 맡을까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그냥 사람들을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세관 직원으로 보이는 한 아가씨가 탐색견을 끌고 사람들과 짐 사이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탐색견 또한 사람 사이로 왔다 갔다 하면서 트렁크 위로 올라갔다 내려 갔다한다. 아가씨와 탐색견이 우리 앞으로 온다. 탐색견이 트렁크에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리더니 이내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간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계속 앞으로 가다가 남자 세관직원한테 영수증을 주었더니 느닷없이 우리보고 한국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5월 늦봄인데 미국인들은 시도 때도 없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한다. 아마도 LA에 한국인들이 많아 한국말을 배우는가 보다.
입국심사관이 알려준 대로 중간 도로를 따라가니 저쪽에서 알라모 셔틀버스가 온다. 버스 색깔이 우리가 아는 보라색(violet)이 아니라 진보랏빛이다. 미국에서 생활하자면 voilet과 purple을 정확히 구별할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셔틀버스를 타고 30여분 가니 알라모 지점이 나온다, 이곳 미국은 렌터카 여행이 일상사인 것 같다. 차를 빌리려는 사람들이 은행 창구에서 기다리는 것처럼 줄을 서 있다. 이곳 미국인들의 습관은 줄을 서서 마냥 기다린다. 화장실에서도 줄을 서고 식당에서도 줄을 서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줄을 선다. 결코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것을 불편해 하지 않는다. 이것이 미국 사람들의 대륙기질인가보다. 우리 차례가 와서 한국에서 작성해간 예약확인서를 보여 주고 현지에서 필요한 Road side assistance와 Toll device를 달겠다고 하니 Road side assistance는 여행이 끝나고 차를 Return할 때 돈을 내라고 하고 이곳 남부는 유료도로가 거의 없으니 Toll device를 달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GPS에 유료도로 제외(Avoid)로 입력해 놓았다.
계약서 작성이 끝나니 안내인 없이 차를 직접 찾으러 가란다. 주차장에 가보니 중형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계약할 때는 엘란트라 급인 중소형이었는데 한번 이용한 실적이 있어 중형으로 업그레이드해 준 모양이다. 소나타 급인 중형차들이 많이 보인다. 몇 몇 외제차들이 있었지만 현대차에 익숙해 소나타를 골랐다. 3∼4대의 소나타가 있었는데 2만여 mile, 1 만여 mile, 9361mile 그 중 주행거리가 가장 짧은 Red color 소나타를 선택했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가장 최근에 출고된 차량이기 때문이다. 차에 시승하여 시동을 걸어보니 엔진 소음도 적게 들리고 엑셀레이터도 부드럽다.
GPS를 달고 본격적으로 Road Trip을 시작했다. 샌디에고까지는 200km남짓한데 고속도로에 진입하니 ‘140km 직진하는 경로’라고 안내한다. 샌디에고에 다 가서 오늘 우리가 구경할 관광지인 Torrey Pines State Reverse(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의 GPS에 입력된 주소를 검색하여 길을 찾아 나섰다. 한 시간은 족히 차를 몰고 가다보니 어느 큰 건물 앞에서 목적지 도착이라는 안내가 나온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이 안 보인다. 큰 도로 건너편에 Torrey Pines Golf 장이 보인다. 아마도 골프장 근처인 것 같아 왔던 길로 다시 돌아 골프장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오후 3시가 다 되었는데 아직 점심을 먹지 못해 한국에서 가져온 삶은 계란과 야채와 비행기 안에서 먹다 남은 빵조각으로 주차장에 세운 차안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다. 식수도 비행기 안에서 얻어온 생수를 마셨다. 점심을 먹고 나니 화장실이 문제였다. 무조건 골프장 건물로 들어가 직원에게 Restroom이 어디냐고 물으니 “왜 왔느냐?”고 묻지 않고 친절히 가리켜 준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우리는 골프 치러온 사람은 아니고 ‘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을 구경 왔는데 여기에 주차해도 되느냐?고 물으니 ”이 곳은 골프장 시설물로써 골프장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니 좀 곤란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을 어떻게 찾아가는지 알려달라고 하니 ”여기를 나가 LA 방향으로 한참 가면 나온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다시 차를 몰고 골프장 주차장을 나와 지나가던 미국인한테 ‘토리 파인즈 보호지역’을 어디로 가는지 확인 차 물어보니 자기가 갖고 있는 휴대폰을 꺼내 지도를 보며 자세히 알려준다. 자기도 이곳 주민으로 그곳으로 종종 산책나간다고 한다. 해변가에 무료 주차장도 있으니 그 곳에 주차하면 주차비 $10은 절약할 수 있다고 덤으로 알려준다. 우리는 연거푸 “Thank you! Thank you!”하고 그 미국인이 알려준 대로 차를 몰고 갔다.
- Torrey Pines State Reverse 정문 앞에서 -
LA 방향으로 한참을 가다보니 ‘Torrey Pines State Reverse’의 정문 구조물이 보이고 좌회전 허용구간이 나타난다. 그런데 전방에 무료 주차장이 보이는데 그 곳에서 좌회전하면 무료 주차장으로 갈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더 직진한 다음 우측으로 빠졌다가 다시 나와 좌회전하여 해변 가에 만들어진 무료 주차장으로 갈 수 있었다. 그곳에 주차하고 아내와 함께 태평양 해변을 30여분 걸었다.
- 왼쪽 언덕 위에 소나무 보호지역이 있고 뒤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가 태평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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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한잠도 못잔 상태라 아름다운 해변을 걷는 것도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머리가 멍한 상태에서 ‘Torrey Pines State Reverse’ 주변의 태평양 해안을 걸으면서 그 와중에도 아내와 같이 기념사진 찍는 것은 잊지 않았다.
서둘러 차로 돌아와 숙소로 향했다. 호텔(683 North Mollison Avenue, El Cajon (California), CA 92021, Days Inn and Suites El Cajon)까지는 30여 km인데 퇴근 시간의 Rush hour 시간이라 차가 무척 정체되었다. 왕복 5∼6차선 도로인데 출퇴근 시간대의 서울의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와 같이 차가 엄청나게 밀렸다. 30km를 한 시간 넘게 걸려 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Check in 하고 숙소 가까운 곳에 Grocery Store를 찾아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거리를 사가지고 왔다. 저녁은 한국에서 사간 햇반과 아내가 직접 만든 쇠고기 볶음 고추장, 야채로 맛있게 먹었다.
2번째 미국여행이라 전 보다는 시내 운전이 많이 익숙하다. 고속도로는 오히려 운전하기 쉽고 편하다. 그냥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앞만 보고 달리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시내 운전은 특히 좌회전이 어렵다. 미국은 비보호 좌회전이 많다. 좌회전 신호등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면 되지만 그 위치가 얼른 눈에 안 들어온다. 한국과 미국의 신호등 위치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또 좌회전 신호등이 없는 경우에는 좌회전이 허용되는지 안 되는지 얼른 판단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눈치껏 몇 번 하다보면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한적한 교외에는 주행 중 좌회전을 할 수 있는 중앙 차로가 있는 곳이 많다. 다만 그 중앙 차로에서는 60m 이상 주행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미국운전방법은 그 요령을 터득하면 우리나라에서 운전하는 것 보다 훨씬 편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법규만 잘 지키면 말이다. 그리고 사고 유발이라든가 위험한 운전을 하지 않으면 경찰이 적극적으로 단속을 하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는 2번에 걸쳐 미국대륙횡단을 하면서 고속도로와 시내에서 운전을 많이 했지만 한 번도 교통경찰에 단속 당한 일이 없었다.
Road Trip을 하시려는 분들은 위한 Tip 하나,
장시간 비행기를 탑승한 경우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은 운전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경우는 10시간 넘게 야간 탑승을 한 후 아침 10:30에 LA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바로 알라모 렌터카 지점을 찾아가서 차를 렌트하여 200km가 넘는 샌디에고까지 운전하였으니 피로가 너무 심했다. 그렇지만 긴장한 탓인지 운전 중 졸지는 않았다. 아니 졸음을 참고 이겨냈다고 하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물론 옆 좌석의 아내가 내가 졸음운전을 할까봐 자꾸 말을 걸은 탓도 있었겠지만 비몽사몽간 운전한 것은 사실이다.
저녁 식사 후 밤 9:30경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시차 적응이 안 되고 피로가 겹친 탓인지 밤 11:30에 잠이 깨어 다시 잠이 들지 않아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새벽 3∼4시경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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