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열일곱 번째 날 ; 2015. 11. 5(목).
◌ Mead Lake를 찾아 헤매다.
◌ 후버 땜을 구경하다.
◌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다.
◌ 스테이크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다.
가. Mead Lake를 찾아 헤매다.
아침에 일어나니 간밤의 휘몰아치던 비바람은 온대간대 없고 화창한 날씨다. 오늘 일정은 후버 땜을 구경하고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는 것인데 여행 관련 블로그를 보니 후버 땜 가는 길에 댐으로 인하여 생긴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Mead Lake를 볼 수 있다기에 Mead Lake를 찾아 나섰다.
이정표에 Mead Lake가 나온다. 제대로 찾아가는 싶어 진출로를 따라 한 참을 가다보니 더 이상 Mead Lake 표시가 안 나온다. 무작정 차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 들어갔더니 조용한 마을이 나온다.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으니 잘못 들어왔다고 하면서 길을 자세히 알려준다. 아무리 달려도 호수가 안 나타난다. 이 길이 맞는지도 불안하다.
인터넷이나 여행관련 자료에 Mead Lake의 GPS 주소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안이하게 후버 땜 가는 길목에 있다는 말만 믿고 길을 찾아 나선 것이 고생만 했다.
아직은 아침 시간이라 시간적 여유도 있어 조금 더 달려 보았다. 저 멀리 요금을 받는 Entrance 같은 구조물이 보인다. 그 곳까지 달려가서 “Mead Lake가는 길이 맞느냐?”고 하니 “맞다”면서 주차비를 $10이나 내라고 한다.
영수증을 발급해 주면서 차량 앞 유리 전면의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하라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한다. 20∼30분을 달려도 호수 가 보이질 않는다. 포기하고 후버 땜으로 직행하려는데 좌측으로 파란 호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까이 가 보았더니 호수는 맞는데 물이 많이 줄었다.
- 레이크 호수 앞에서 -
호수 위에는 유람선들이 많이 떠 있다. 그런데 배를 타는 사람은 없다. 미국도 많이 가물었는가 보다. 그래도 이곳까지 고생고생하고 왔는데 기념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야지 하고 아내와 나는 호수 위로 놓은 임시 다리에 가서 각자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 Bay Marina -
나. 후버 땜을 구경하다.
Mead Lake에서 후버 댐의 주소를 다시 입력하고 후버 댐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떤 마을로 안내한다. GPS 메뉴의 Attraction에서 후버 댐을 찾아 다시 입력하고 찾아갔다.
- 아리조나주와 네바다주를 연결하는 후버 땜 다리 -
- 후버 댐 위에서 -
후버 댐은 콜로라도 강의 협곡을 막아 높이 221m, 발전용량 1345MW, 저수량은 320억m³이다.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것이나 우리나라 소양강 땜의 크기를 비교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소양강 땜의 높이는 123m, 발전용량은 200MW, 저수량은 27억m³이다. 이 두 댐을 비교하면 발전용량은 후버댐이 소양댐의 약 6.7배가 되고 저수량의 대략 12배 정도가 된다.
후버 댐 위로 애리조나주 경계까지 도보로 갔다 온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댐 아래 지하까지 내려가 어마어마한 구조물을 보았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런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었구나 생각하니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대단하다.
- 후버 댐의 지하 구조물 -
다.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다.
오후 2시에 점심은 주차장에 세워든 차안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그랜드 캐니언으로 향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오후 5시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아직도 66mile이 남았다. 6시가 되니 사방이 캄캄해졌다.
구글 지도상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랜드캐니언까지 분명 386km라고 되어 있었는데 내가 잘못 보았는가? 운전한지 3시간이 지나도 목적지가 나오지 않는다. 내가 먼저 운전하고 아내와 교대해 늦은 저녁 시간대에 아내가 운전하고 있다.
- 후버 댐에서 그랜드 캐니언 가는 길 -
- 하루 해가 저물어 가는 고속도로 풍경 -
어두운 밤에 아내에게 야간운전을 하게 했느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면 시간을 손해 본다는 것도 잊고 시간 계산을 잘 못 한 것이다. 여행 책자에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랜드 캐니언까지 4시간 30분 걸린다고 되어 있는 것을 내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386km이면 조금 과속하면 3시간 조금 넘게 운전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밤에는 운전 안하기로 했는데 본의 아니게 야간 운전하게 되어 불안하다.
윌리엄스 마을의 숙소(M-Star Route 66 Grand Canyon)에 도착해보니 호텔마당에 흰 눈이 수북이 쌓여있고 마당 여러 곳이 빙판으로 얼어있다. 호텔 직원이 어저께는 이곳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한다. 다행히 오늘과 내일은 날씨가 좋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 이었다.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내의 숙소는 너무 비싸 비교적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에서 가까운 윌리엄스에 숙소를 정했는데 그랜드 캐니언은 이곳에서 100km이상을 더 들어가야 한다.
애리조나주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1950∼60년대에 유행했던 노래 ‘아리조나 카우보이’가 생각난다.
비록 한국전쟁 직후 미국에 대한 동경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긴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즐겨 불렀던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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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카우보이
카우보이 아리조나 카우보이
광야를 달려가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말채쭉을 말아 들고 역마차는 달려간다
저 멀리 인디안의 북소리 들려오면
고개 너머 주막집에 아가씨가 그리워
달려라 역마야 아리조나 카우보이
카우보이 아리조나 카우보이
광야를 달려가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말굽소리 노래 싣고 역마차는 달려간다.
새파란 지평선에 황혼이 짙어오면
초록포장 비춰주던 조각달만 외로워
달려라 역마야 아리조나 카우보이
카우보이 아리조나 카우보이
광야를 달려가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몰아치는 채쭉 아래 역마차는 달려간다
희망의 꿈이 어린 언덕을 넘어가면
고향하늘 들창가에 어머님이 그리워
달려라 역마야 아리조나 카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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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스테이크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숙소에서 저녁을 손수 해 먹자니 너무 피곤하고 호텔 직원에게 물으니 조금 내려가면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가르쳐 준다.
- Red Raven Restaurant 안내도 -
여행을 즐겁게 하자면 맛 집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속담에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위 안내도에 그림 속의 열차 아래쪽 가운데로 보면 약간 검은 부분에 ‘Red Raven’이 보인다. 그 건물의 바로 오른쪽에 우리가 묵고 있던 호텔(128 East Route 66, 윌리엄스, AZ 86046)이 있다.
미국으로 말하면 관광지의 한적한 시골 식당인데도 손님도 많고 레스토랑 분위기도 아늑하고 스테이크 맛도 정말 좋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맛 집을 소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입맛에는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안내도를 보면 가로로 노란색의 도로가 보인다. 이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가면 그랜드 캐니언이 나온다고 한다.
아직 일정이 하루 남았으니 한 번 더 오고 싶다. 식사 후 조금 떨어진 곳에 마트가 있어 그곳까지 걸어서 내일 아침과 점심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오늘도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맥주 한잔에 ‘오늘도 무사히!’ 건배하고 KBS 드라마 ‘별이 되어 빛나리’를 보고 잠자리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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