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등산 이야기

청옥산 - 1 ; 무릉계곡 - 박달재 - 청옥산 - 학등 - 무릉계곡

장호열 2021. 7. 30. 12:15

2021723일 금요일 맑음

(청옥산을 처음 등산하려는 분들을 위한 길찾기 조언)

 

930분에 무릉계곡 제1주차장(주차비 2,000원)에 도착하니 금요일이라 그런지 아직 여유가 있다. 관리사무소 앞에서 체온체크하고 안심전화도 걸고 신분증 확인하고 청옥산(1,404m)을 향해 등산을 시작했다.

 

청옥(靑玉)산은 글자 그대로 푸른 보석과도 같은 산이다.

나의 고향은 동해시 이원동(옛지명 ; 삼척군 북평읍 단봉리)이다.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학교도 다니면서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지금도 옛날 살던 집이 남아 있는데 도로 앞에 이웃 사람들과 공동으로 길어먹는 우물이 있다. 그곳에서 해가 넘어가는 서쪽을 바라보면 제일 높은 산봉우리가 두타산이다. 두타산 너머로 약간 반쪽 타원형의 산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산이 청옥산이다.

 

어린 시절 두타산과 청옥산은 신비의 산이었다.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 지, 누가 사는 지 늘 동경을 하였고 높은 두타산 정상 자락에 구름이라도 걸쳐지면 마귀할멈이 나왔다고 하면서 언제나 경외(敬畏)의 대상이었다. 구름이 걸쳐지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어김없이 비가 오곤 했다.

 

우리 조모님의 친정이 미로면 사둔리 인데 바로 두타산 서쪽 면 산기슭의 마을이며 이곳에 고려 충렬왕 때 제왕운기를 저술한 이승휴가 기거(寄居)했던 천은사라는 절이 있다. 절 뒤편에 태백산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무속의 성지라 할 만한 쉰움산이 있다. 산 정산에는 오십정(五十井 ; 50개의 물웅덩이)이 있어 쉰(열의 다섯 배가 되는 수)움산이라 불린다. 산 곳곳에 치성을 드리는 제단, 돌탑 등이 즐비하다. 어느 할머니가 이곳에 놀러왔다가 그만 신이 내려 무당이 되었다는 일화도 전한다. 쉰움산 정상(頂上)은 오십정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따로 있다.

 

나는 조모님으로 부터 집안에 우환(憂患)이 생기면 늘 쉰움산에 치성(致誠)을 드리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50여년이 지난 세월에 손자로서 조모님의 친정 마을을 찾아 뵌 것이 조모님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되 살려 보는데 도움이 된 듯하다.

 

지난 가을에는 이곳 천은사에서 쉰움산을 경유하여 두타산까지 왕복 산행을 한 적이 있다.

두타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이곳 천은사에서 오르는 길이 비교적 수월한 등산로다. 댓재에서 오르는 길은 안 가봐서 모르고 30여년 전 무릉계곡에서 두타산성을 거쳐 정상을 올랐다가 박달재로 하산한 경험이 있다.

 

그 당시 2시간 정도 산을 올랐는데 정상(頂上)이 나타날 기미(幾微)가 안 보여 하산하는 등산객에게 정상까지 멀었냐고 물어보니 아직도 2시간을 더 올라가야 한다고 하여 무척 당황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청옥산을 올라야 하는데 이야기가 빗나간 것 같다.

선녀탕 부근에서 청옥산 올라가는 길을 못 찾아 20여분 헤매었다. 이렇게 헤맨 것을 전문 산 꾼들은 알바했다고 하는데 그 어원이 궁금하다.

 

주차장 쪽으로 하산하는 사람에게 청옥산 가는 길을 물으니 청옥산은 아무 볼 것이 없다고 하면서 굳이 청옥산 가는 이유가 있느냐고 묻는다. 잠시 나의 머릿속에 산을 오르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 그냥 저기 산이 있으니 오르고 올라갔으면 내려오는 것이지 무슨 심오한 의미가 있을까?‘ 이런 말이 입속에서 맴돌았지만 진지하게 묻는 질문에 그렇게 답변할 수도 없고 하여 작년 가을에 두타산을 갔다 왔다고 하니 이해가 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여기서 청옥산 입구를 찾기가 힘들다면서 땅에다 등산로를 그려주면서 상세히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나에게 자기한테 질문을 잘했다고 칭찬까지 한다.

 

그 사람은 잠시 시계를 보더니 시간(오전 11시경)이 조금 늦었기는 하지만 서두르면 어둡기 전에 하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여기서 청옥산 표시를 따라 계속 가다보면 야트막한 언덕이 하나 나오는데 좌우로 빠지지 말고 내리막길로 직진하다보면 좌측으로 조그만 철재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가 학동 등산로 입구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용추폭포 부근에서 폭포 가기 전 청옥산으로 빠지는 길을 자세히 안 가르쳐 준 것이다. 큰 등산로 안내지도 입간판(立看板)이 나오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청옥산 표시가 되어 있는 이정목(말뚝에 화살표 방향의 표시판)이 안 보인다많은 산행을 하면서 말뚝으로 된 화살표 표시의 이정목만 눈에 익숙한 터라 그런 이정목이 안보이니 헤맬 수 밖에 없다. 하산(下山)할 때 보니 큰 등산로 안내지도 입간판에서 바로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그것을 못 본 것이다.

 

다시 올라오는 등산객 몇 사람한테 물어보니 모두들 잘 모른다. 어떤 사람은 선녀탕다리를 건너기 직전, 좌측으로 올라가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선녀탕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선녀탕 다리를 건너 우측을 보니 등산로가 안 보인다. 다리를 건너기 전 좌측을 보니 마천루’ ‘박달재의 이정목(里程木)이 보인다.

 

두타산은 사람들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이정표가 잘 만들어져 있지만 청옥산은 사람들이 산행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이정표도 부실하다.

 

당초 학등으로 올라가는 계획을 포기하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드시 조금 돌더라도 박달재로 올라가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오르다보면 선녀탕 다리를 건너기 직전 마천루, 박달재의 이정표가 나온다.

 

청옥산을 오르려는 초행자는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의 등산지도를 참고하여 길을 찾으면 헤맬 확률이 매우 높다. ‘다음이나 네이버지도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설명한 글을 자세히 읽어보고 약도를 참고하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약도]

- 무릉계곡 주차장(P1,2)에서 용추폭포 방향으로 계속 올라간다.

- 무릉계곡 박달재 청옥산 코스. ;

선녀탕이 나오면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좌측으로 마천루, 박달재 이정표(A)가 나온다. 이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다시 3 갈래길(E)이 나오는데 좌측으로는 마천루, 직진하면 박달재다. 박달재 표시는 없지만 등산로가 확연(確然)히 보이니까 이 길을 따라 올라간다. 외길이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 무릉계곡 학등 입구 청옥산 코스 ;

선녀탕이 나오면 다리를 건넌다. 바로 앞에 큰 입간판(C;등산지도와 이정표)이 보인다. 좌측으로 가면 용추폭포이고 우측으로 가면 하늘재 방향이다. D 이정목은 하늘재와 하산 방향만 가르킨다. 입간판을 보면 청옥산 방향 표시가 있다.(아래 사진 참조) 입간판 바로 우측으로 오르막길(H)이 나온다. 이 길이 학등 입구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가다보면 낮은 언덕(F)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신선봉 표시가 있지만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로 직진한다. 직진하면서 좌측으로 다리가 나오는지 주의를 기울여 걸어 가다보면 3 갈래길(G)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조그만 다리가 나온다. 이곳이 학등입구다. 직진하면 연칠성령으로 가는 길이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