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기술을 말이나 글로 표현 한다는 것 - 이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하물며 전문지도자가 아닌 배우는 학생입장에서 댄스기술을 글로 설명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면서 한편으로는 두렵기까지 하다. 학생입장에서 알면 얼마나 알고 있는데 감히 글로 설명하다니 좀 건방스러운 것 아니야? 하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필자는 감히 글로 표현하여 남기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여러해 동안 배우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정성드려 메모를 해두었다. 그 소중한 메모를 그냥 나만보고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다. 그 메모를 바탕으로 필자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그런 후 필자가 쓴 그 설명을 댄스동호인 카페에 올려 검증을 받아보았고 또 책으로 출간하여 독자들의 평을 들어보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필자가 이해한 것이 옳게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선생님의 설명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 반성의 기회도 얻게 되었다.
사실 처음 춤을 배우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70% 정도만 이해해도 상당히 많은 것을 얻는 것이고 댄스실력도 상당한 수준에 오른 사람이다. 우리가 댄스를 배우면서 착각에 빠지기 쉬운 것은 선생님의 설명을 본인이 100%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말로 설명하니 못 알아듣는 용어는 없지만 본인 기준과 본인 생각에 맞춰 이해하고 있다는 잘못을 범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예컨데, 퀵스텝의 SQQS 타이밍을 사용하는 피겨를 출 때 선생님은 QQ은 빨리 스텝을 하라고 가르친다.
필자도 그 의미를 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였지만 아마도 초보자 시절에는 S는 2박자이니 느리게 스텝하고 Q은 1박자이니 빠르게 하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이 흐른뒤 중상급반에서의 위 설명은 다시 이해하게 되었다.
설명의 편의상 S(----) Q(--) 박자의 길이를 표시해 보자.
S(----) Q(--) Q(--) S(----)의 경우 정상적인 박자의 시간길이는 '----' '--' '--' '----'이지만 실재로 춤을 출 때는 S는 여유를 갖고 스텝을 하고 Q은 되도록이면 빠르게 스텝을 해야 한다. 즉 S(-----) Q(-) Q(-) S(-----) 이렇게 박자의 길이를 사용하면S는 여유있게 Q은 빠르게 스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TV 즉 time value라고 한다.
이렇게 필자가 이해한 것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이해한 것인지 확신은 없지만.....
이러한 것은 왈츠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왈츠곡은 123 3박자인데 실재로 춤을 출 때는 2번째 박자를 가장길게 사용한다. 2번째 박자에 움직이는 발의 체공시간을 길게 하라는 뜻이다.
즉 1 2 3 = '---' '---' '---'와 같이 균등하게 박자길이를 사용하여 스텝을 밟는것이 아니라 1 2 3 = '--' '------' '-'와 같이 첫 스텝은 짧게, 두 번째 스텝을 가장 길게, 세번째 스텝은 가장 짧게와 같이 박자의 길이를 임의로 늘이고 줄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박자의 길이를 늘이고 줄여도 한소절 안에서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3/4박자의 원칙은 지켜지기 때문이다.
댄스를 많이 연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다.
김연아 선수의 소치 올림픽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내용중,
기자가 '스핀을 어떻게 그렇게 잘하느냐'고 묻자
김연아 선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 '스핀을 많이 연습하다보면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몸으로만 느끼는 노하우를 습득하게 된다'고 말이다.
정말 댄스를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려움을 이해해주시고 앞으로 저의 글을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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