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7개국 자동차 여행

유대인 학살장소 아우슈비치 ; 히틀러는 왜 그 많은 유대인을 학살했을까? - 1

장호열 2018. 4. 27. 06:35

'동유럽자동차여행' 책 내용중 일부......


28일 차 : 2017 06 04() ; 아우슈비치로 가다.



어제 저녁 호텔 직원에게 2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의 방문에 대하여 문의하였다. Auschwitz는 소련군이 진입하면서 독일군이 미처 파괴하지 못하고 급히 퇴각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호텔 직원 말에 의하면 여기서 그곳까지 가는 시간과 가이드 투어를 고려하면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며 안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은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오늘 아침 생각보다 일찍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오전 5시다. 10시 이전에 출발하면 아우슈비츠를 경유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해가 있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직접 바르샤바로 바로 가면 299km 약 4시간 소요되고 아우슈비츠를 경유해 가면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적당히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둘러보고 나올 생각에 마음을 바꿔 아우슈비츠로 향했다.


   여행 책자에 폴란드 최대의 유대인 홀로코스터 오슈비엥침(Oswiecim)으로 소개되어 있어 GPS에 오슈비엥침(Oswiecim)을 입력하고 차를 몰았다. 시골길을 굽이굽이 돌아 오슈비엥침(Oswiecim)에 도착했다. 노상에 주차하고 우리 차 옆에 있는 사람에게 오슈비엥침(Oswiecim)이 어디냐고 물으니 바로 여기라고 한다. 유대인이 학살된 아우슈비츠가 어디 있냐고 물으니 여기서 조금 더 가야한다고 하면서 열심히 길을 알려준다. 잘 알아듣지 못해 GPS를 가지고 가 아우슈비츠를 검색해서 보여주니 화면에 뜬 여러 곳의 목적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준다. 그것을 저장하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니 자기도 한국에 2번 갔다 왔다고 한다.


   3∼4분 달려가니 GPS에서 목적지 부근이라고 한다. 사람들도 많고 차량들도 많다. 어떤 사람이 왼쪽 주차장을 가리키며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주차요원인지 알고 들어갔더니 사설 주차장이다. 1일 주차료 10zt를 내고 주차한 뒤 아우슈비츠 정문을 찾아갔다. 건물 입구로 들어가니 박물관 입장료를 내란다. 사람이 많아 가이드 투어가 끝나면 오후 3시 30분이 될 것 같다. 바르샤바에 너무 늦게 도착하면 예약한 아파트형 호텔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아 결국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밖에서 건물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2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밟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유대인 학살의 실무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소개한 소설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죽은 사람을 태우는 냄새를 맡은 경험이 전혀 없었는데도 그 책을 읽으면서 사람 타는 냄새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있다. 수용된 유대인들을 목욕시켜 준다고 벌거벗겨 목욕탕에 들어가게 한 후 문을 잠그고 가스를 넣어 그 안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죽어가게 했던 것이다. 아직도 참혹했던 책속의 장면들이 기억에 생생(生生)하다.



   당시의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세월의 영욕(榮辱)과는 무관하게 아우슈비츠 건물 주변에 서있는 키큰 나무들을 무심(無心)히 바라보며 바르샤바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