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7개국 자동차 여행

40일간의 동유럽 자동차여행 ; 2017년 5월 9일 - 6월 14일

장호열 2022. 1. 18. 12:45

40일간의 동유럽 자동차여행

 

1. 동유럽 자동차 여행 용기가 필요하다.

 

광활한 대륙 미국과 캐나다를 몇 번 자동차여행을 해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유럽과 같은 오밀조밀한 도시국가를 자동차로 여행한다는 것은 엄감생심 생각도 못 해보았지만 우연히 인터넷 surfing여행과 지도라는 카페를 알게 되었고 또 이화득님의 유럽자동차여행이라는 책에 유럽에서 차 빌려 여행하는 것이 결코 특별한 사람의 별난 여행 방법이 아니라는 것,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최고의 여행 방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읽고 용기를 얻어 처음으로 유럽 자동차여행을 떠난 것이다.

 

None but the brave deserve the fair.

용감한 자 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나도 이런 말을 하고 싶다.

Only courageous people can travel on the road by car in foreign countries.

용감한 자만이 외국에서 Road Trip(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다.

 

5개월 전 부터 항공권도 직접구입하고 국제운전면허증 등 해외 자동차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하였다. 궁금한 사항은 여행과 지도카페에 들어가 바둑이님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헤르츠 렌트카 회사의 에이전시인 여행과 지도에서 렌트카 예약을 하고 호텔도 인터넷으로 모두 예약을 완료하였다.

 

드디어 2017. 5. 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향하여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였다. 11시간에 걸친 비행 끝에 정시에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착륙하였다. 입국절차가 간소화한 때문일까 1시간도 안 걸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헤르츠 렌트카 사무소를 찾아 나섰다. 바로 공항 청사 안에 위치해 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직원에게 차를 좀 일찍 줄 수 없냐?”고 하니 아직 ‘Key’가 오지 않았다고 하며 시간이 되면 다시 오라고 한다.

 

약속한 시간에 차를 인수 받고 보니 미국산 포드 차량이다. 처음 타보는 미국산 차다. 풋브레이크, 전조등, 연료 주입구 등 많은 것이 우리나라 차와는 위치나 작동 방법이 다르다. 일일이 확인하여 배우고 공항 인근 호텔로 출발..................................

 

다음날 59일부터 여행 시작

 

독일 프랑크푸르트 뷔츠부르크 뉘른베르크 뮌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포스토이나 동굴 프리드야마 성 류블랴나 크로아티아 자다르 스플리트 흐바르 섬 시베니크 - 토르기르 두브로브니크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자그레브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티나이 마을의 발라톤 호수 부다페스트 슬로바키아 스타리스모코베츠 폴란드 자코파네 쿠라쿠프 아우슈비츠 바르샤바 독일 베를린 드레스덴 작센 스위스 - 체코 스위스(체스케 슈비차르스코) - 프라하 체스케부대요비체 체스키크롬로프 독일 프랑크푸르트(614) 까지 장장 7200km를 자동차로 여행하였다.

 

 

2. 빈옛과 안전조끼 구입

 

자고 일어나면 늘 새로운 사건의 연속이다. 새로운 볼거리와 새로운 사람들의 만남은 여행의 즐거움을 불어 넣어주는 활력소이다.

 

유명관광지나 도시 또는 구시가지의 명소에 대한 설명은 여행책자나 인터넷 여행 후기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여행 다니면서 실재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 하려고 한다.

 

동유럽 자동차 여행을 하자면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것이 빈옛(vinette;고속도로 통행권)이다.

독일의 고속도로통행은 무료고 폴란드와 크로아티아는 빈옛은 필요 없고 우리나라와 같이 tollgate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visa, mastercard)를 받는다.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는 빈옛을 사야한다. 대체로 단기간인 1주일에서 10일짜리가 필요한데 가격은 1015유로 사이다. 판매하는 곳은 국경부근 주유소나 매점인데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어디가 국경인지 알기는 어렵다. 국경검문소가 있는 곳도 있지만 모르게 지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휴대전화에 영사관으로 부터 문자 매세지의 알림소리가 여러 번 울리면 국경부근이라고 알면된다. 모르고 지나쳤더라도 고속도로 주변 주유소나 매점에서 살 수 있다.

 

여행하기 전에 인터넷 상 여행 후기를 읽어보니 운전자들이 빈옛에 대하여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실재로 동유럽에 와서 여행을 해보니 그리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한 번도 단속이나 검문검색을 당한 일이 없었다. 우리가 체코로 들어갈 때는 언제 국경을 넘어왔는지도 모르게 빈옛 없이 월경을 한 것이다. 주유소 몇 군데를 들렀지만 말도 잘 안통하고 빈옛이 없다는 제스쳐만 쓴다. 한참을 운전하다 큰 주유소가 나타나 들어가서 겨우 빈옛을 살 수 있었다.

그러면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동유럽 사람들은 국가나 시민들 끼리 서로 약속한 것은 누가 감시감독을 안 해도 스스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유럽의 주유소는 매점을 겸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주유소에서 연료를 먼저 넣고 나중에 매점으로 들어가 주유기 번호를 대면 알아서 돈을 계산해 받는다. 우리나라나 미국처럼 먼저 계산하고 그 금액만큼 연료를 넣는 시스템이 아니다.

 

동유럽 여러 나라의 고속도로를 달려보면 제한 속도의 푯말이 세워져 있는 곳이 종종 보인다. 그러나 그 표시는 단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스스로 알아서 안전 운전하라고 안내 역할만 한다. 경찰이 단속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보았고 운전자들이 알아서 스스로 잘 지키고 있다. 제한속도 표시가 나오면 반드시 전방에 터널이 나타나던지 공사구간이 나타나던지 커브길이 나타난다. 동유럽의 고속도로는 속도 제한이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3개 차선이 있는 고속도로를 예를 들면 3차선도 시속 120130km은 기본이고 2차선을 달리려면 140150km은 달려야 하고 1차선 추월차선을 달리려면 15016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특히 크로아티아 같은 영토가 긴 나라는 차량통행도 많지 않지만 고속도로도 곧게 뻗어 있어 추월하는 차를 따라가 보면 자기도 모르게 160170km가 넘는다. 오히려 독일의 고속도로는 차량도 많고 커브 길도 많아 그렇게 과속을 할 수 없다.

 

 

인터넷 셔핑 중 오스트리아에서는 안전조끼를 차안에 비치해 놓아야 하고 단속당하면 상당한 벌금을 낸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어 안전조끼도 구입했다. 오스트리아를 78일 동안 지내면서 고속도로와 시내를 운전하고 다녔어도 한 번도 빈옛과 안전조끼를 단속당한 일이 없었다. 마음 편하게 여행하려면 로마에 와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법 격언대로 동유럽에 와서는 동유럽 법을 따르면 된다.

 

3. 환전과 아파트형 호텔의 장단점

 

동유럽은 EU 국가지만 유로화를 사용 못하는 나라가 있다. 체코, 크로아티아, 헝가리, 폴란드 등의 나라는 관광지 입장료, 음식점, 주차비 등 최소의 비용에 해당하는 그 나라 돈으로 환전해 가는 것이 좋다. 우리는 유로화만 가지고 나가 현지에서 환전하는 불편을 겪었고 심지어 지하철 표를 못 사 난감해 하니 옆에 있던 현지인이 표를 사주어 무사히 목적지에 갈 수 있었던 적도 있다. 우리가 너무 고마워 갖고 있던 우리 돈 2000원을 고마움의 증표로 동행한 아들에게 주었다. 한사코 안 받으려고 손사래를 쳤지만 말이다.

 

우리는 여행하면서 식사를 직접해결하려고 주방이 있는 아파트 호텔을 많이 이용했다. 그리고 관광편의상 걸어서 다니기 위하여 도심지나 구시가지 안에 숙소를 정했다. 관광하기는 편했지만 숙소를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구시가지 같은 곳은 GPS도 길을 정확히 안내하지 못하고 심지어 거주인외에는 자동차 출입을 금지한 곳도 있어 엄청 고생했다. 이런 곳은 GPS에 입력할 때 목적지 접근이 어려우니 인근 주변의 주차장을 찾을까요?’라는 안내문구가 뜬다. 다음에 유럽을 여행할 기회가 또 생긴다면 이점을 충분히 고려할 생각이다.

 

그리고 도심지에는 잠시 차를 주차하고 짐을 싣고 내리는 그런 주차 공간이 없는 곳도 한 두 군데 있었다. 아파트형 호텔 같은 경우는 리셉션이 없는 곳도 있다. 이런 경우는 정말 난감했다. 동유럽 자동차 여행을 하려는 분들은 아파트형 호텔 같은 숙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 하고 싶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리셉션도 없고 호텔 직원 얼굴도 못 보았다. 메일로 출입문 비밀 번호를 보냈다는데 우리는 메일을 받지 못했다. 현지인에게 전화를 부탁하여 호텔 직원과 통화하도록 하고 그 전화로 비밀번호를 전송받아 호텔로 들어갈 수 있었다.

 

GPS가 목적지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그래도 건물은 zip code가 있고 건물 번호와 도로명이 특정되어 있으니 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지만 국립공원이나 명승지 같은 곳은 zip code를 찾을 수 없는 곳도 있다. 여행책자에도 안 나오는 체코의 Adrspach라는 암벽으로 이루어진 유명한 산이 있다. 시골 마을길을 굽이굽이 돌아 찾아가는데 도중에 공사 차량이 길을 막고 서있다. 할 수 없이 지나가는 차량을 세우고 ‘Adrspach을 어떻게 가느냐?’고 물으니 동네 사람 같은 여성이 자기차를 따라오라고 한다. 양옆으로 숲길이 우거진 산 비탈길을 그것도 차바퀴가 지나간 흔적만 있고 조그만 차량 한대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비포장도로를 2030분 달리니 우리가 귀신한테 홀린 것은 아닌지 따라가면서 굉장히 두려웠던 일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GPS만 믿고 드레스덴에서 작센 스위스(Bastei Brucke)를 찾아갈 때, 또 체코에서 스위스만큼 아름답다는 체코의 스위스라고 불리 우는 체스케 슈비차르스코를 찾아갈 때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나 Gamin GPS의 편리성도 많다. 우리나라 네비게이션은 m앞에서 좌회전 또는 우회전하고 안내하지만 가민 GPS는 좌회전 우회전할 때도 미리 외쪽 차선 유지, 오른쪽 차선 유지라고 친절히 안내해 준다.

 

4. 동유럽인들의 담배, 아이스크림, 햇볕에 대한 특별한 사랑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이곳 사람들은 담배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햇볕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길거리는 물론 카페 같은 곳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빨아 먹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담배는 어린이와 학생들 빼고는 젊은 아가씨는 물론 나이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길거리에서 피우는 것이 보통이다. 커피와 같이 기호품처럼 피워대는 것이다.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 고역이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햇볕을 싫어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햇볕을 아주 좋아한다. 그들은 햇볕에 얼굴이 타지도 않은가 보다. 아무 곳이나 햇빛이 비치면 비키니 옷차림도 아랑곳 하지 벌러덩 누워 선팅을 한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성벽을 관광하고 있을 때 앞 서 가던 선 그라스를 낀 한 예쁜 아가씨가 뒤를 돌아보며 우리보고 반갑다고 인사한다. 한국 아가씨다. 어떻게 우리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았냐고 하니까 한국 어머님들은 햇볕을 가리기 위해 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든가 양산을 쓴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유럽인들은 양산 쓴 사람도 안보이고 장갑 낀 사람도 없다. 아내보고 아주머니라고 하지 않고 어머님이라고 불러주니 참 교양 많은 아가씨다. 대학교를 휴학하고 여행 왔다고 한다. 잠시 같이 걸으며 서로 사진도 찍어 주었다.

 

또한 동유럽인들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다. 길거리든 잔디밭이든 어디든 사랑하는 남녀가 포옹하고 입맞춤을 한다. 한번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기 위해 어둑어둑 저녁 무렵에 어부의 집을 향해 가는데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저만치 앞에 사람이 보이는데 내 눈에는 남녀가 포옹을 하며 입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뒤 따라오던 성질 급한 아내가 Excuse me! 하면서 어부의 집을 가는 길을 묻는다. 두 남녀는 화들짝 놀라 떨어지면서 남자가 길을 가르쳐준다. 괜히 우리가 분위기를 깨었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남을 의식하고 체면이 많은 한국 사람인 우리도 동유럽사람들처럼 남을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여행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시장 바닥 노점상에서 핫도그나 케밥 샌드위치 등을 사서 길을 가면서 먹으면서 구경하기도 했고 공원이나 강변 벤치에서 아내가 준비해간 빵과 우유 야채로 점심을 해결한 일이 많았다.

 

5. 여행 중 화장실 해결하기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문제 중의 하나가 화장실이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든 화장실이 거의 무료다. 이런 화장실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은 동유럽을 여행할 때 유료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여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여행 중 20대 한국여성을 만났는데 자기도 화장실 문제 때문에 낮에 관광할 때는 물을 적게 마신다고 부끄럼 없이 말한다. 그렇다면 화장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문제는 현지 사람들처럼 돈 내고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가장 속 편하다. 그래도 돈 내기 싫으면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아침에 호텔을 나설 때 반드시 화장실을 들린다. 여행 도중 식사할 때는 꼭 화장실을 들리는 것이 좋다. 유료화장실의 경우 보통 유로를 기준으로 50센트를 받는다. 유료 화장실의 경우 사람이 지키는 곳도 있지만 대게는 무인화장실이다. 동전을 넣고 입구 차단기를 밀고 들어가면 된다. 유료화장실의 경우 휴지가 비치되 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휴대용 화장지 하나 정도는 갖고 다닌다.

 

일반적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박물관이나 궁전 같은 곳은 무료가 많지만 간혹 돈을 받는 곳도 있다. 급하면 호텔이나 백화점 쇼핑센타의 화장실을 이용해도 된다.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다중이 이용하는 이런 곳도 돈을 받는 곳도 꽤 있다. 고속도로를 다닐 때는 ‘P WC’등의 표지판이 보이는 휴게소로 들어가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주유소도 무료이지만 간혹 돈을 받는 곳도 있다. 급하면 돈을 내고 안 급하면 참았다가 무료 화장실을 이용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속 편하다. 우리 부부는 아주 급한 경우 큰 호텔이나 큰 레스토랑을 당당히 걸어 들어가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고 무료로 이용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7. 동유럽 여행에서 언어 문제

 

해외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언어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어가 안통해서 여행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알면 편하고 모르면 불편할 뿐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같은 나라는 어느 정도 영어가 통한다. 그러나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 체코는 영어가 잘 안 통한다. 독일의 경우 동독 쪽도 마찬가지다.

 

폴란드의 슈퍼마켓에서 아내가 쇠고기를 찾는데 찾을 수 없다. 옆 손님에게 ‘beef’라고 물어도 못 알아듣는다. 순간적으로 아내가 기지를 발휘하여 음매하는 송아지 울음을 소리 내니 얼른 알아차리고 쇠고기 있는 곳을 알려 준다. 길을 묻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냥 목적지의 명칭을 적어 보여주면 길을 몰라 묻는다고 알아차리고 손짓발짓 다하여 알려준다.

 

8. 자전거 도로 조심

 

동유럽의 시내 관광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자전거 도로를 조심해야 한다. 동유럽 도시들은 도심에 차도와 자전거 도로, 인도가 잘 구분 되어 있다. 자전거 도로도 차 진행 방향과 같이 도로 양쪽에 만들어져 있는데 상당히 빨리 달린다. 한번은 한국에서처럼 자전거 도로가 있는지 없는지 인식도 없이 걸어가는데 뒤에서 찌렁찌렁 자전거 벨을 울리면서 우리보고 큰소리로 뭐라고 한다. 아마도 비키라는 소리 같다. 그 다음 부터는 자전거 도로를 늘 조심했다. 잘 못하면 차 사고가 아니라 자전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9. 소매치기 조심

 

동유럽은 구시가지가 관광의 핵심이다. 그만큼 관광객이 많다. 이런 복잡한 곳을 다닐 때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크로아티아 스필리트에서 흐바르 섬으로 갈 때 한국인 여성 두 명을 만났는데 그 중 한 명이 휴대폰과 약간의 돈을 소매치기 당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보고 배낭에도 조그만 자물쇠를 잠그고 다닌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을 해준다. 우리도 폴란드 크라쿠프의 구 시가지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했다. 아내가 점심식사용 빵과 야채 등을 넣은 배낭을 지고 바벨 성을 찾기 위해 지도를 보면서 걷는데 뒤에서 스르르 뱀이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고 하면서 지고 있는 배낭을 보란다. 배낭을 보니 지퍼가 반쯤 열려 있다. 아내 말이 그 소리가 나면서 어떤 여자가 자기 앞을 획 지나가더란다. 그 아가씨들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하여 아내가 약간의 돈이 든 지갑을 배낭 밑 깊숙이 넣어 두었기 때문에 소매치기 당하는 것을 면한 것 같다.

 

그러면 현금과 여권, 신용카드 등은 어디다 보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할까? 나는 여행 떠나기 전에 등산복을 파는 가게에 가서 내 몸에 알맞은 등산용 조끼를 하나 구입했다. 몸에 딱 맞을수록 좋다. 상의 겉에 입으면 촌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상의 안에 입었다. 그 조끼의 주머니에 여권과 신용카드를 모두 넣고 현금도 그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표시가 나지 않는다. 납치당하지만 않는다면 대낮에 소매치기 당할 일은 없다.

 

10. 동유럽 운전 요령

 

동유럽 자동차 여행은 한국에서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몇 가지 요령을 터득하고 나면 오히려 더 수월 할 수도 있다. 추월 차선은 반드시 추월할 때만 이용하고 추월이 끝나면 즉시 주행 차선으로 돌아온다. 앞 차를 추월 할 때는 반드시 앞차의 왼편으로 추월한다. 동유럽에는 4거리 교차로는 보기 힘들었고 주로 둥근 로터리 형태의 교차로가 많다. 이 경우는 교통 법규를 몰라도 내가 로터리 진입하기 전 왼쪽에서 내가 진입한 출입구를 지나는 차가 있으면 무조건 기다렸다가 오는 차가 없을 때 진입한다.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무조건 비집고 진입하면 빵빵 거리고 난리 난다.

 

동유럽 고속도를 달려보니 과속단속카메라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직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속도위반 통지서가 올지는 모르지만 간간이 제한 속도가 표시되어 있어도 운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밟고 싶은 대로 밟는다. 물론 우리도 그들과 똑 같이 과속했다.

 

우리의 이번 여행이 특별한 것은 각 나라의 구시가지 관광은 물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높은 산을 등산했다는 점이다. 드레스덴의 작센 스위스(Bastei Brucke)에서 그림같이 보이는 산 아래 마을까지 내려갔다 올라온 일, 체코의 체스케 슈비차르스코를 몇 시간에 걸쳐 등산을 했고 슬로바키아에서는 1700m가 넘는 스타리스모코베츠 산을 종주도 해냈다.

 

11. 자동차 여행의 이점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녔기 때문에 당초 여행 계획에도 없던 곳도 방문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길에 점심 먹을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 도중에 경치 좋은 곳을 찾았더니 Tihany 마을에 헝가리에서 제일 큰 발라톤 호수가 있다기에 찾아갔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여기 젊은이들에겐 취미생활이 많지 않은가 보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밝은 대낮인데도 웃통을 훌렁 벗고 낚시하는 청년들이 꽤 있었다. 우리는 심심하여 말을 걸어보았다. 고기는 많이 잡히느냐? 잡아놓은 것을 보니 피라미 같은 물고기를 몇 마리 잡아놓고 낚시질 하고 있다. 옆에는 항구가 있어 자동차를 실어 나르는 배가 수시로 드나든다. “저 배는 무엇이냐?”고 물으니 이쪽 사람들이 호수 저쪽에 갈일이 있으면 차를 싣고 배를 이용한다고 한다. 호수를 돌아가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다리라도 놓지 그러냐고 물으니 나라에서 돈이 없어 못 놓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