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 손자의 마음
장호열
2017. 11. 16. 07:19
지난 추석 연휴 때 아들 며느리 손자 두 녀석이 서울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놀러왔다.
우리 집에 오면 아들 며느리는 친구 만나고 백화점 쇼핑가고....
손자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몫이다.
할아버지는 손자가 옆에서 놀면 지켜만 보는데
할머니는 자꾸 말을 건다.
밥먹어라, 일어나라, 밖에 나가자 등등...
하루는 큰 손자가 할머니 할아버지 침대위에서 혼자서 래고를 가지고
good guy, bad guy game을 하고 있었다.
손자가 3살 때 캐나다에서 약 10개월간 어린이집에 다닌 적이 있다.
그 때 영어를 익힌 걸까?
영어로 된 에니메이션을 보면서 혼자서 잘 웃는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내용을 아느냐고 물으면
응! 하면서 고개를끄덕인다.
그런데,
혼자 놀고 있는 손자 옆에서 할머니가 자꾸 "이거하라, 저거하라" 하니까.
손자가 "내 맘은 없냐?, "내 맘은 없냐?" 중얼거린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지 몰라 왜그러냐고 하니까
"할머니가 자꾸 밥먹어라, 일어나라, 물마셔라 하잖아"
그러고 보니 손자의 마음(생각)도 있는데 할머니 마음(생각)만 하라고 하니까
손자가 일종의 반항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
어린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더니 정말 맞는 말이다.
할머니가 손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듯이
우리 사회도 진보는 보수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보수는 진보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상당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