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륙횡단 자동차 여행

9. 미국대륙횡단 여행기 2 ; 다섯째 날(2) : 2016. 5. 29(일) - White Sands Trail Road

장호열 2016. 12. 2. 11:28

  

 

                                                  - 화이트 샌드 진입로 -

 

그런데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입장료를 받는 사람이 없다. 무료입장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날자 가는 것은 알겠는데 요일 가는 것은 잊기 쉽다. 암튼 입장료를 내지 않고 흰 모래사막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은 좋다.

 

 

                                                 - 사막 한 가운데서 -

 

사방을 둘러봐도 나무 한그루 없고 그늘이란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한 그늘은 구름이 만들어 준다. 그것도 잠시다. 구름이 흘러가면 이내 뙤약볕이 쏟아진다.

 

화이트 샌드(White Sands)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모래가 아니라 석고 가루다. 이곳은 오랜 옛날 바다였던 곳이 약 1,000만 년 전에 분지가 되어 사방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모여 호수를 이루었다가 심한 가문으로 호수 물이 증발하자 그 속에 녹아 있던 석고들이 바닥에 남게 된 것이다.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화이트 샌즈 국립기념물)에는 Trail로가 여러 곳에 만들어져 있다.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주차를 하고 잠깐씩 둘러보면 된다.

 

                                                  - 이정표 옆에서 - 


    이따금씩 길을 안내하는 막대기만 서있을 뿐이다.

 

                                                            - 멀고도 먼 길 -
  

가장 긴 트레일은 알칼리 플렛 트레일(Alkali Flat trail)로 Dunes Drive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한 바퀴 둘레가 5mile 정도 된다. 우리는 알칼리 플렛 트레일 로를 걷기로 하고 물과 음식을 충분히 배낭에 담아 출발했다, 입구 쪽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는데 멀어질수록 사람들이 하나 둘 줄어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사막을 가로질러 걷기 시작한지 2시간쯤 지났을까?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내와 나 두 사람 뿐이다. 물론 자동차에 부착했던 GPS를 가져오긴 했지만 불안하다. 되돌아갈까 더 들어갈까 고민하면서 계속 앞으로 나갔다.

 

멀리서 아가씨 2명이 재미있게 이야기 하면서 이쪽으로 걸어온다. 우리는 그 아가씨들한테 다가가서 한 바퀴 돌자면 아직 많이 더 가야하는지 물어보았다. 그 아가씨들은 우리보고 이제 거의 반은 왔다면서 자기들은 지름길을 알기 때문에 쉽게 이곳까지 왔다는 것이다. 아가씨들 말대로 우리는 사막에 세워진 말뚝 이정표(里程標)를 보고 길을 찾아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불안하다. 우리가 길을 잃을 경우를 대비해 가지고 간 GPS의 내장 배터리의 수명이 얼마나 갈지 걱정된다. 아직 점심 식사도 못 했다. 끝없는 사막 위에 달랑 아내와 나 두 사람 뿐이다. 

 

 

                                                      - 양산 쓴 사람은 아내 혼자 뿐 -

 

결국 한 바퀴 도는 것을 포기하고 도중에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와 차문 4개를 모두 열어놓고 그 안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곳 White Sands는 쉴만한 나무 그늘도 없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흰 모래 사막뿐이다. 서둘러 차에 올라 에어컨을 틀고 내일 일정을 위해 숙소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