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륙횡단 자동차 여행

미국대륙횡단 - 스무 번째 날(2) ; 2015. 11. 8(일). - 드디어 나성(羅城)에 도착하다

장호열 2016. 7. 8. 18:54

나. 드디어 나성(羅城)에 도착하다.

1980년대에 유행했던 가수 권성희가 부른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하늘이 푸른지 마음이 밝은지

즐거운 날도 외로운 날도 생각해 주세요
나와 둘이서 지낸 날들을 잊지 말아줘요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함께 못가서 정말 미안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안녕 안녕 내사랑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꽃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어보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예쁜 차를 타고 행복을 찾아요

당신과 함께 있다하며는 얼마나 좋을까
어울릴꺼야 어디를 가도 반짝거릴텐데에 뚜루뚜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함께 못가서 정말 미안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안녕 안녕 내사랑
안녕 안녕 내사랑
안녕 안녕 내사랑

나성(羅城)은 미국의 LA를 가리키는 말이다. 원곡은 ‘LA에 가면’인데 당시 영어를 못 쓰게 하는 규정 때문에 심의에 걸려 작곡가 길옥윤님의 고심 끝에 ‘나성’으로 고쳐 재녹음 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사랑했던 사람을 나성으로 떠나보내면서 함께 가지 못해서 미안하고 그래도 잊지 말고 연락해 달라’는 이별의 노래인데 노래가 너무 밝아서 처음 들으면 이별 노래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다.

앞으로 우리의 미국대륙횡단 여행에 얽힌 노래 한 두곡 더 소개할 텐데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미국대륙횡단 Road Trip는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는다. 처음 며칠 동안은 운전에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지만 운전에 익숙해지면 몇날 며칠을 지평선만 나오는 미국의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심심하고 무료하가 짝이 없다.

아내가 옆에 있지만 하루 24시간을 같이 있으니 대화의 주제도 바닥이 나고 내가 운전할 때는 아내는 조수석에서 다음 운전 교대를 위해 눈을 붙여야 하고 또 아내가 운전할 때 내가 말을 걸면 아직 운전에 익숙하지 못한 아내의 운전을 방해할까 이래저래 침묵이 흐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 운전자와 동승자가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야 하는데 그런 음악을 찾기가 또한 쉽지 않다. 여행 준비하면서 좋은 음악 CD를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공통되는 노래를 못 찾는다면 클래식 음악도 괜찮다.

우리 부부는 댄스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에 댄스 음악 CD 3∼4장을 가지고 갔다. 왈츠, 탱고, 룸바, 비엔나 왈츠 등을 준비해 갔는데 같은 것을 자꾸 들으니 그것도 싫증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나라의 흘러간 옛 노래는 물론 라틴 댄스 음악도 많이 챙겨가지고 올 걸...,
많이 후회했다.


다. 미국 운전자들의 특성

미국운전자들의 특성은 운전하면서 스스로 양보를 하는 경우는 아주 관대하다. 그러나 강요된 양보는 아주 신경질 적으로 반응을 한다. 한번은 아내가 휴게소에서 고속도로 진입을 하는데 저 멀리 달려오는 차가 있는데 그냥 진입했다.

그랬더니 그 차가 빵빵거리며 갑자기 추월하면서 우리차 2∼3m 앞에서 차선을 갑자기 우리차 앞으로 바꾸며 난리를 치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했다. 우리나라처럼 휴게소 진입로에서 차가 진입하면 멀리서 달려오는 차가 속도를 낮춰 양보해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입하는 차가 달려오는 차의 흐름을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

이런 경우는 충분한 거리라고 판단될 때 진입하면 되는데 뒤에 달려오는 차량은 진입로에 좌측 깜빡이를 켜고 진입하는 차가 있으면 자기가 알아서 미리 1차선으로 차선을 바꿔 본래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차를 운전하는 것이다.

심지어 2차선 도로에서 도로공사를 하는 경우 1차선의 차선이 없어지고 차선이 좁아지면 우리나라는 차선이 좁아지는 곳 까지 1차선 2차선에 차량들이 가득차 있는데 미국에서 운전해보니 차선이 좁아지는 안내판이 서 있으면 미리속도를 줄이고 없어지는 차선에서 주행 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는 것이다. 혹시 깜빡 잊고 1차선으로 주행하던 차는 그대로 끼어들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 1차선에 정차하여 우측 깜빡이를 켜고 기다리다가 양보해주는 차가 있으면 그때서야 차선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도 갓길에 고장차가 서있다던가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있으면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여 주행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 생각에는 차가 워낙 고속으로 달리다보니 안전을 위해 미리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라. 오토바이와 부딪칠 뻔 한 사건

LA 숙소 부근까지 다 온 것 같은데 목적지 안내가 안 나온다. 우리가 GPS의 안내를 잘 못 이해하고 길을 잘 못 들었는가 아니면 GPS가 길을 잘 못 안내하고 있는 것인가?

기계가 실수를 할리는 없고 우리는 다시 그 지역을 벗어나 GPS가 안내하는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약간 언덕진 좁은 길이 나온다. 급한 커브가 나온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래막길이 나타난다.

아래는 오토바이 한 대가 서 있다.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추돌 사고가 날 뻔했다. 가슴이 써늘했다. 그래도 아내가 걱정 할까바 애써 태연한 척했다. 여행 막바지에 사고라도 나면 뒷수습하기에 엄청 고생할 것 같고 앞으로 1주일 동안 정말 조심조심 운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