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륙횡단 - 열세 번째 날(2) ; 2015. 11. 1(일). 데빌스 타워에 얽힌 전설
- 5km의 둘레 길을 걸으면서 -
도중에 다람쥐도 만나고 사슴도 만났다. 다람쥐는 우리를 보고 줄행랑을 놓지만 사슴은 우리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도망을 가지 않는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아내는 사슴만 보면 고속도로에서 Elk와 충돌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기분이 영 안 좋아했다.
- 데빌스 타워 주변 풍경 -
데빌스 타워에 얽힌 재미난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옛적에 어떤 일곱 소녀들이 밖에서 뛰어 놀다가 곰을 만나 언덕 위로 도망을 쳤는데 그 곰이 계속 쫓아오자 소녀들은 무릎을 꿇고 구원의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갑자기 소녀들이 앉아있던 바위가 하늘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곰은 안간힘을 쓰고 바위 위로 기어올랐다. 결국 바위는 하늘까지 올라가 소녀들은 북두칠성이 되었고 곰의 발자국이 너무 깊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타워는 커다란 돌기둥인데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면 돌기둥이 오각형 또는 육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런 것을 주상절리(柱狀節理)라고 하는데 주상절리가 발달한 곳은 풍화와 침식작용을 하는 하천이나 해안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데빌스 타워처럼 내륙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니 이것 또한 불가사의 한 일이다.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 of The Third Kind)’라는 영화에서 데빌스 타워 위에 나타난 ‘UFO’의 환상적인 장면이 데빌스 타워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 같다.
데빌스 타워 자체 높이는 386m이지만 이 지역 자체의 고도가 높아 타워 정상은 해발 1,559m나 된다.
나. 여행 계획은 도시 간 이동시간과 관광소요 시간을 함께 고려한다.
데빌스 타워에서 Sundance의 숙소까지는 약 50km다. 처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도시 간 거리와 관광시간을 충분히 고려하여 일정을 짜면 효과적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어제 구경한 마운트 러시모어, 크레이지 호수와 오늘 구경한 데블스 타워는 구경할 대상이 크지도 넓지도 않아 한 나절이면 충분했다.
우리는 구글 지도와 관광책자를 이용하여 충분히 사전 검토 작업을 하여 도시 간 이동과 관광을 함께 묶어 하루에 관광을 다 끝낼 수 있게 계획을 짠 것이 그대로 딱 들어맞았다.
북부 쪽의 I-90은 아침 출근 시간대라고 하여도 차량 통행이 적어 아침 9시에 숙소를 출발하여도 4∼500km의 거리라면 점심시간 및 휴식을 포함하더라도 오후 2시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거기다가 동에서 서로 움직이니까 시차로 한 시간 정도는 이득을 볼 수 있다.
계획을 짜면서 이런 현지 사정까지도 고려한다면 여행 전문가 못지않게 알찬 계획이 될 것이다. 나중에도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이 여행기를 쓰는 지금 생각하면 우리가 정말 신통방통하다. 거의 100% 가까이 우리가 계획한 대로 여행을 끝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여행 중 늘 하는 일이지만 오늘도 숙소에 도착한 후 Grocery store에 들러 내일 먹을 음식과 야채 생수 등을 구입했다. 저녁은 인스턴트 현미쌀밥, 소세지, 즉석 오트밀, 야채 고추장, 달걀 등으로 아내가 푸짐하게 준비한 덕분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은 맥주 한잔이 아니라 한 캔씩 마셨다. 여행하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은 저녁 식사하면서 맥주 한잔하는 것과 잠자리에 들기 전 요즘 한국에서의 인기 있는 아침 드라마 KBS에서 방영하는 ‘별이 되어 빛나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의 우리 교민을 위하여 ‘ondemandkorea’사이트에서 그날 방영한 TV 프로그램을 무료로 똑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wifi가 되는 곳에서만 잘 볼 수 있었다.
내일부터는 남쪽으로 향한다. 지금 까지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줄곧 달려왔지만 내일은 남쪽으로 라스베이거스까지 달린다, 남쪽의 고속도로 상황은 어떠한지 걱정이 앞서지만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자. 시작이 반이라더니 벌써 12일 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