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륙횡단 - 일곱 번째 날(2) ; 2015. 10. 26(월), 또 다시 미국 국경 통과 – 까다로운 미국입국심사
다. 또 다시 미국 국경 통과 – 까다로운 미국입국심사
미국 여행 전 캐나다에서 미국 국경을 넘을 때 조심하라는 말을 아들한테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별일 없겠지 하고 그냥 쉽게 생각했다.
앞선 차량들은 잠간 섰다가 몇 마디 하는 가 싶더니 쉽게 국경을 통과한다. 우리도 쉽게 통과하는 가 싶었는데 아내가 운전석 문을 내리니 출입국관리 직원의 첫 마디가 선글라스를 벗으란다. 미국에서 운전해보니 햇빛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하고 산이 없어 지평선 가까이서 비치는 햇살은 운전하기 아주 불편하다. 미국에 온지 며칠 안 되었지만 미국에서 운전할 때는 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운전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 현금은 얼마를 갖고 있느냐? 뒷 트렁크를 열라고 한다. 아내가 트렁크를 열줄 몰라 내가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 쪽으로 가서 트렁크를 열어주고 뒷 트렁크 앞에 서있으려니 덩치 큰 그 공무원이 나를 보고 차에 올라타라고 한다. 한참 짐 검사를 하더니 쪽지를 하나 적어주면서 차를 왼쪽 옆으로 대라고 한다. 왼쪽으로 차를 옮기니 한 여성 공무원이 친절히 주차할 곳을 알려주면서 키를 달라고 하여 키를 맡기고 출입국관리 사무실로 들어가라고 한다. 잠시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되었다.
아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영어가 서툰 나를 부른다. 공무원 앞에 갔더니 20일 날 미국으로 왔느냐? 현금은 얼마를 갖고 있느냐? 묻기에 ‘Yes’라고 대답하고 현금은 $500 갖고 있다고 적당히 대답하는 사이에 아내가 돌아와 아내가 질문에 답변했다.
질문은 ‘언제 한국을 떠났느냐? 경유지는 어디냐? 캐나다는 무엇 하러 갔느냐? 얼마나 머물렀느냐? 어디 어디를 경유했느냐? 식사는 어떻게 하느냐?’ 아내는 사실대로 대답하고 식사는 ‘한식도 하고 미국식도 한다’고 했다. ‘한국의 어디에서 사느냐? 직업은 무엇이냐?’ 아내는 '서울에 살고 있고, 지금은 우리 부부 모두 은퇴했지만 남편은 대법원에서 근무했었고 자기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근무했다’고 대답했다.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미국은 얼마나 더 있느냐? 한국으로는 언제 돌아가느냐?’ ‘우리는 앞으로 3주는 더 있을 거고, 한국으로는 11월 17일 날 출국한다’고 대답했다.
정말 시시한 것만 묻는다. 아마도 트렁크에 잡다한 먹을거리가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달걀, 야채, 양송이, 현미 쌀, 오트밀, 생수, 오이, 호박 등 여러 가지를 싣고 왔으니까 이상하게 생각할만하다.
여행을 위한 영어공부를 하면서 패턴 영어 공부 방법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통상 영어공부를 할 때 입국 심사하는 경우는 What’s the purpose of your visit? 라고 물으면 sightseeing라고 대답하면 된다고 배웠는데 우리에게는 여행 목적을 묻지 않는다.
외국 여행은 늘 아내와 같이 다녔기 때문에 입국 심사 때는 아내가 주도적으로 대답하여 나는 따라 다니기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캐나다로 들어갈 때는 아내가 한 달 정도 먼저 들어갔고 내가 나중에 혼자 들어갔다. 그 때 캐나다 입국 심사 공무원이 나에게 ‘Can you speak English?’고 물었다. 그래서 ‘Yes’라고 대답하니 ‘Why do you come to Canada?’고 묻는다. ‘visit my son’이라고 대답하니 그냥 더 묻지 않고 통과 시켜주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교훈은 여행을 다닐 때 국경을 여러 번 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런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캐나다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렇게 여러 번 국경을 넘나들었으니 아마도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