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륙횡단 자동차 여행

미국대륙횡단 - 셋째 날(2) ; 2015. 10. 22(목) ; 본격적으로 미대륙 Road Trip을 시작하다

장호열 2016. 1. 15. 20:58

나. 본격적으로 Road Trip을 시작하다.

오후 1시경 알링턴 국립묘지를 출발하여 GPS가 안내하는 데로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차선도 많고 차량도 홍수처럼 밀려온다.

불안했던 경고등 문제도 해결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뉴욕을 향해 운전하면 된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무 카센타에 들러 정비를 받으면 되는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워낙 넓어서 정비업소나 카센타를 찾기가 무척 어렵다. 따라서 차량에 조그마한 문제라도 생기면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미국 동부 쪽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 도시가 발달되어 있고 도로에 차량들이 넘쳐난다.
미국 오기 전에 교통법규를 잘 지키라는 글을 많이 보았는데 오히려 미국 사람들이 교통법규를 안 지키는 것 같다. 규정 속도를 지키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모두 과속이다. 나도 덩달아 과속했다.

 



위 지도상에 2가지 경로가 있지만 우리는 어느 경로로 가는지 알 수 없다. 그냥 GPS에서 안내하는 데로 가는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운전하는 내내 불안하다. 우리가 목적지를 정한 곳으로 정확히 가고 있는지? 가는 방향은 맞는지? 정말 불안하다.

차를 렌트할 때 연료를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에 아직 연료계기판 눈금이 절반 이상 남아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1시간 남직 주행하다보니 눈금이 반으로 줄어든다. 미국 오기 전 미국에서 Road Trip한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눈금이 반으로 줄어들면 무조건 연료를 가득 채우라는 것이다.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언제 주유소가 나타날지 알 수 없다.

 


- 한적한 미국의 고속도로 -

고속도로 운행 중 Food, Gas, Lodge 등의 Exit 표시가 나오면 그곳으로 빠져나와 연료를 넣든지 음식을 사먹든지 아니면 숙소를 정하면 된다고 하여 무조건 Gas 표시를 보고 출구로 나왔다.

그런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황당했다. 옆길로 들어서서 주위를 살펴보니 잔디밭이 있고 한적해 보여 그곳에서 차를 세우고 달걀과 바나나로 간단히 요기를 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아내와 운전 교대를 하고 연료는 조금 더 가다 넣기로 했다.

그곳으로부터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1시간 20여분 운전하니 Service Area가 나왔다. 연료를 넣고 핫도그 하나로 점심을 때우고 뉴욕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에는 연료를 넣고 음식도 사먹을 수 있는 고속도로휴게소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미국의 고속도로에는 운전자가 쉴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고 service area, rest area, parking area 등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다.

service area는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이 주유소도 있고 음식물도 사먹을 수 있는 편의 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는 반면 rest area는 화장실과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와 탁자 등 최소한의 시설만 갖추어져 있다. 간혹 간단한 다과 등을 파는 곳도 있긴 하다. parking area는 말 그대로 잠시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다. 졸음이 막 쏟아진다든가 급히 운전자를 교대해야 하는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고속도로는 차량들이 너무 빨리 달리기 때문에 정말 급한 경우가 아니면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갓길은 아니지만 우리도 한 두번 고속도로 진출입로의 안전지대에서 운전을 교대한 적은 있지만 정말 위험했다.

이런 경우는 주차하는 차가 비상등을 켜기 마련인데 멀리서 달려오는 차량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미리 차선을 1차선으로 바꿔서 달린다. 교통경찰차의 경광등이 갓길에서 번쩍이는 경우에도 모든 차량들이 1차선으로 바꿔서 달린다.

우리도 미국 운전자들과 같이 위와 같은 경우에 미리 차선을 바꿔 안전하게 달렸다. 또한 멀리서 진입로에서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이면 미국 운전자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여 달리던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달린다. 차들이 모두 100km 이상으로 달리니 미리미리 안전하게 달리는 것이 습관화된 것 같다.

간혹 여행블로그에 보면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사진 찍고 하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차의 통행량이 아주 적은 곳이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LA에서 데스 벨리로 가는 도로는 정말 한산했다. 1∼2시간을 달려도 우리차를 추월 하던가 반대편 차선을 지나가는 차도 없다. 그런 곳에서는 차를 세워두고 사진 찍는 사람을 한 두사람 볼 수 있었다.

아직 GPS의 기능과 조작 방법을 완전히 숙지가 안 된 상태여서 오직 음성 안내만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출구가 연속해서 나올 때는 지금 바로 나가야 되는 지 다음 출구로 나가야 되는 지 헷갈린다.

몇 시간을 달렸는지 피로가 쌓여 앞이 가물거린다. GPS의 안내를 잘못 알고 경로를 바꾸려다 사고가 날 뻔했다. GPS의 음성 안내와 화살표가 일치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 속도를 줄이고 갑자기 차선을 바꾸려고 하는데 앞바퀴가 도로 턱에 걸려 차가 옆으로 돌아간다. 다행히 속도를 줄였기 때문에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뒤 따르던 차가 놀라 빵빵 거리면 지나간다.

미국 출발 전 우리나라에서 구글 지도로 도상 훈련을 많이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지도상의 도로와 현지에서 보는 도로는 감각이 다르다. 도로 폭이 넓고 대부분의 차량들은 규정 속도 이상으로 달린다. 교통경찰이 단속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제한 속도 65mile인데도 모든 차량들이 80mile로 달린다. 나도 80mile은 아니지만 70mile 정도로 달렸다. 70mile이면 110km는 된다.

2차선 차량 중에는 규정 속도를 잘 지키는 차량도 간혹 있다. 아마도 크루즈 기능을 사용하는가 보다. 그런데 이런 경우 제한속도를 지키는 것이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었다. 미국에서 우리가 터득한 운전요령은 많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기다. 남들이 과속하면 같이 과속하고 남들이 규정 속도를 지키면 나도 따라서 지키는 것이다.

뉴욕 숙소에 거의 다 와서 진입로를 잘못 들어 먼 거리를 우회한 적도 있다. 우리 숙소는 뉴욕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교외인데 방금 우리가 지나간 다리를 다니 지나온다. 뉴욕 중심가는 아니지만 뉴욕 시내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것 같다. 목적지의 방향은 물론 위치도 모른 채 GPS만 의존하여 운전하는 것은 정말 불안했다.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6시 30분 경 되었다. 벌써 어둠이 많이 깔렸다. 저녁 식사를 하고나니 밤 8시가 넘었다. 그냥 쉬고 싶지만 아내가 월마트에 가서 내일 먹을거리를 사오자고 한다. 카운터 직원에게 월마트 주소를 안내받아 GPS에 입력하고 어둠이 깔린 시내로 다시 운전해갔다.

GPS는 월마트의 GPS주소로 정확히 안내해 주지만 주차장이나 건물의 출입구는 알려주지 않는다. 도로상에서 ‘목적지에 도착 했습니다’라고 안내가 나오면 대책이 안 선다. 우선 아내가 좌우를 살핀다. 바로 옆에 월마트가 있다고 하면서 좌측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려다 또 사고가 날 뻔 했다. 직진하는 차가 빵하고 경적을 울리는 바람에 급히 차선을 바꿔 가까스로 충돌을 면했다. 그곳으로 들어가자면 조금 더 직진한 후 유턴을 하던지 좌회전을 하여 입구를 찾아야 한다. 미국에서의 좌회전 방법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물론 그 방법을 터득하면 한국에서의 좌회전방법보다 더 쉽지만 말이다.

미국대륙횡단 – 그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미국대륙횡단은 여행이 아니라 모험이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미국대륙횡단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우리는 용감했다.

다. 숙소는 뉴저지 주, 관광은 뉴욕 주에 있는 뉴욕의 맨해튼 거리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 숙소를 정하는 원칙은 하루 $100 정도의 가격에 주방이 있을 것, 주방이 없으면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가 있어야 했다. 이와 같은 조건의 숙소를 정하다 보니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숙소를 찾게 된 것이다.

뉴욕은 워낙 숙박비가 비싸 좀 저렴한 곳을 찾다보니 뉴저지 주에 위치한 곳에 예약하게 된 것이다. 예약할 때는 숙박비와 뉴욕 맨해튼까지 거리만 고려하고 예약하는 호텔이 어느 주에 있는지는 정확한 파악하지는 않았다. 직접 와서 보니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뉴저지 주(州)에 위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