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 힘 빼는데 만 10년 걸리다.
춤 - 힘 빼는데 만 10년 걸리다.
필자가 아내와 같이 춤을 춘지도 벌써 10년이 넘는 것 같다.
약 10여년 전 댄스스포츠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무렵 댄스스포츠를 처음 배우면서 아내에게는 아코디언을 배우러 다닌다고 거짓말을 하고 학원을 다녔다.
그 당시에 댄스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곳은 여의도에 있는 동아문화센타와 서소문로에 있는 중앙문화센타가 유일한 곳이었다.
퇴근 후 친구와 몰래 몰래 다니던 중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청소하던 아내가 책상위에 숨겨둔 댄스에 관한 책을 보고 ‘춤 배우러 다니느라 늦게 들어오느냐’고 추궁하는 바람에 들키고 말았다.
어떨 결에 ‘그럼 같이 다니자’고 한 바람에 지금까지 춤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다행히 6개월 먼저 배운 덕에 늘 아내를 가르치는 편이 되어 아내로부터 남들처럼 구박받는 일은 없었다. 남편과 아내가 춤을 같이 배우는 경우에는 여자가 춤 숙달하는 것이 빠르기 때문에 남편들이 늘 구박을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춤 출 때 아내는 항상 나에게 매달리는 격이다. 춤추는 것이 뭐가 힘드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춤 한곡 끝날 때까지 들고 있는 양 팔에 매달리고 있으면 여간 힘드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늘 힘빼라 힘빼라 하지만 힘빼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아내에게 견갑골 쪽 근육을 뒤에서 받치듯이 힘을 주어 홀드한 남성의 팔을 밑에서 떠 받쳐 주듯이 양 팔의 힘을 유지하라고 수백 번은 더 강조한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아내의 홀드가 가벼워졌다.
라틴도 마찬가지다. 힘을 빼되 적당한 텐션을 유지하여 남자가 리드하면 그 느낌을 받고 움직이라고 잔소리한 덕분에 지난해 연말년시 어느 댄스학원의 무료공개 강좌에 참여할 기회가 생겨 마침 라틴 선생님께서 제 아내의 손을 잡고 루틴 없이 춤을 추는 시범을 보여주셨다. 아무리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처음 만난 여성과 루틴에 관계없이 룸바 한곡을 하나도 틀리지 않고 출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 댄서가 아닌 동호인 차원의 여성을 리드해서 춤 한곡을 춘다는 것은 선생님도 훌륭하시지만 학생도 어느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 한곡을 무사히 마친 선생님께서 아내보고 기본이 아주 잘되었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으셨다.
사실 아내는 모던 5, 라틴 5의 10종목 댄스를 다 할 수 있지만 피겨명은 거의 알지 못한다. 알 필요도 없다. 파트너인 남편인 제가 알아서 리드하며 춤을 추기 때문에 아내는 그냥 따라오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늘 그렇게 연습해왔으니까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어느 정도는 춤을 출 수 있는 기본은 되어 있는 샘이다.
결론적으로 루틴 없이 춤을 출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몸에 힘을 빼고 적당한 텐션을 유지하며 루틴에 너무 집착하여 연습을 하지 말고 남성은 자기 맘대로 춤추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