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 등산(오색 – 한계령 휴게소)
10일(목) ; 설악산 대청봉 등산(오색 – 한계령 휴게소) 10시간 15분
8 ; 30 오색 그린야드 호텔 출발
8 ; 38 오색 남설악탐방지원센터 통과
입구에서 아주 잠깐 평평한 넓은 길이 나오다가 이내 경사길에 접어든다.
오른쪽으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이런 급경사 길을 약 2.5km 정도 올라간다.
그러다가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하나 나온다.
다리를 건너기 전 이곳에서 계곡물을 물병에 담는다.
물맛이 일품이다.
많이 마셔도 배탈도 안 난다.
약간의 내리막길, 평지 길을 걷다보면 또 급경사가 나타난다.
급경사길이 나오면 쳐다보지 말고 땅만 보고 걷는다.
쳐다보면 미리 겁을 먹는다.
쳐다보아도 나무숲에 가로막혀 경치를 볼 수 없다.
오색에서 대청봉 오르는 길은 양쪽에 큰 나무 숲이 우거져 힘은 들고 전망은 없어도 계단을 만들어놓아 걷기는 편하다.
이렇게 땅만 보고 한참을 오르다 보면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한다.
위를 쳐다본다.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12 ; 40 드디어 설악산 대청봉 정상이다.
힘들게 올라왔지만 대청봉이 너무 허무하게 나타난다.
대청봉 표지석의 인증 사진 찍고 정상 주변의 영상도 촬영해 본다.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한계령 휴게소 방향의 중청 대피소로 향한다.
13 ; 00 중청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13 ; 30 한계령 휴게소를 향해 한계령 능선 길을 접어든다.
한계령 능선 길은 초행길인데 너무 위험하다.
흙길은 별로 없고 큰 바위가 많은 너덜길이 대부분이다.
도중에 길 찾는 것도 힘들다.
한계령탐방지원센터에서의 입산 통제 시간이 12;00이므로 15시 이후에는 한 사람도 만날 수 없다.
약간의 겁도 난다.
한계령 3거리에서 급경사 계단으로 내려간다.
이젠 쉬운 길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높은 봉우리가 앞을 가로 막는다.
깔딱 고개를 15분 이상은 올라온 것 같다.
조금 더 가니 저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이내 자동차 소리도 들린다.
나무 사이로 건물도 보인다.
저것이 한계령휴게소인가 보다.
한계령 위령비 앞에서 인증 사진 찍고
한계령 도로를 만들 때 순직한 군인들을 위해 잠깐 동안 묵념하고
고개를 돌리니 못 보던 넓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작년 7월에 왔을 때 못 보던 주차장인데 그 후에 생긴가 보다,
이젠 한계령 휴게소에 들릴 때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
이곳에서 주차하고 대청봉까지 산행하고 원점 회귀할 수도 있다.
굳이 오색 – 한계령 휴게소 간 2만원의 택시비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단, 한계령 능선이 생각보다 길고 험한 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계령 휴게소 – 대청봉까지 편도 8.3km
오색에서 대청봉 오르는 길은 급경사이긴 하지만 등산길은 잘 만들어 놓았다.
지리산 천왕봉이나 삼척 두타산을 오를 정도의 체력이면 오색 대청봉 구간도 충분히 왕복할 수 있다.
18 ; 45 이제 휴게소 주차장으로 나가자면 철문을 통과해야 한다.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밖에서 어떤 사람이 문을 열어줄려고 안간힘을 쓴다.
문이 안 열린다고 소리친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철문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라'고...
버튼을 누르니 철문이 스스르 열린다.
늦은 시간에는 들어갈 수는 없어도 나갈 수는 있는 모양이다.
휴게소에 들어가 버스 시간을 물으니 8시에나 있다고 한다.
마침 개인택시 한 대가 손님을 내려준다.
얼마냐고 물으니 2만원이란다.
좀 할인해 달라고 하니 ‘자기들은 이곳만 왕래 한다’고 하며 안 된다고 한다.
코로나로 손님도 없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2만원에 오색까지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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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대청봉만 오르고 싶다면 오색 - 대청봉 왕복코스를 권하고 싶다.
오색에서 오르다 9부 능선쯤에서 혼자 오르는 중년 여성을 만났는데 약간 불편한 걸음을 걷기에 몇시에 출발했냐고 물으니 새벽 3시 30분에 출발했다고 하면서 일행은 벌써 올라갔다고 한다.
우리보고 몇시에 출발했냐고 묻기에 8시 30분에 출발했다고 하니 빨리 올라왔다고 칭찬한다.
정상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여성도 정상에 도착해서 일행과 반가워 웃으며 인증 사진을 찍는다.
우리보고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한계령휴게소로 간다고 하니 자기는 다시 오색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그 길이 가장 짧다고 하면서....
올라올 때 9시간 이상 걸렸으니
내려갈 때는 한-두시간을 단축한다해도 저녁 8시나 9시에 오색에 도착할 것 같다.
급경사길이라 하산길도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정상에 올라오고 싶은 것은 오염되지 않은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자 하는 것인데
그런 경치는 대청봉 같은 높은 산이 아니라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이런 높은 산을 오르려고 하는 것은 자기가 목적한 것을 이루었다는 성취감 때문이 아닐까?
암튼 대단한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