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자동차여행

융프라우 산악열차 ; 인트라켄 동역 – 융프라우요흐

장호열 2019. 10. 7. 06:34

융프라우 산악열차 ; 인트라켄 동역 – 융프라우요흐

OST로 가는 길에 Information center에 들러 융프라우 하이킹 코스를 문의했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트레킹 코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의 전망대에서 만년설을 감상하려면 날씨가 좋아야 한다. 날씨가 나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인터라켄에서 최소한 2일∼3일은 묵는 것이 좋다. 우리는 3박을 했다. 다행히 3일 모두 날씨가 좋았다.


융프라우(Junfrau)는 표고 4,166m의 알프스 고봉(高峰)이다.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는 처녀를 뜻하는 ‘융프라우’와 봉우리를 뜻하는 ‘요흐’의 합성어인데 높이는 3,454m로 유럽의 지붕이라고 일컫는 데 이곳에 산악열차의 기차역이 있다. 보통 융프라우에 갔다 왔다고 하면 이곳 기차역에 내려 스핑크스 전망대, 얼음 궁전 등을 보고 온 경우다. 전망대에 오르면 융프라우일대의 만년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얼음궁전의 얼음은 너무 매끄럽다. 아내가 무심코 내디딘 발이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어 거의 보름 동안이나 고생을 했다. 꼬리뼈를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다. 이글을 읽는 독자께서는 얼음궁전을 들어갈 때는 벽면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을 잡고 천천히 움직이길 바란다.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1.7km 떨어진 묀히 산장까지 눈 위를 트레킹 했다. 묀히 산장은 융프라우요흐보다 200m 더 높은 3,654m다. 난생 처음으로 3,654m를 오르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띵 하는 경험은 나의 의지를 시험하게 하는 것도 같고 자연 앞에는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다행히 우리는 등산화에 스틱까지 준비해가서 오르막길에서도 그리 고생을 하지 않았다.


오늘 다른 곳에 트레킹 계획이 있었지만 묀히 산장까지 트레킹 하는데 점심식사시간 포함 2시간 30분이나 소요되었고 또 아내가 다친 관계로 트레킹은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묀히 산장에 도착하니 관리인이 아무도 없다. 레스토랑도 장사를 하지 않는다. 화장실은 조명도 어둡고 지저분하지만 무료로 개방되어 있었다. 햇볕이 쪼이는 양지 바른 곳의 의자에 앉아 준비해간 점심을 먹었다. 얼마나 햇볕이 따가운지 옷 속으로 햇살이 파고든다.


여기서도 한국 관광객 몇 팀을 만났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팀은 30대∼40대 젊은 여성들이다. 한국 여성들은 어딜 가도 표가 난다. 화려한 옷에 예쁘게 화장하고 세련된 동양인의 모습을 보면 분명 한국여성들이다. 거기다가 장갑 끼고 양산을 들고 있으면 100% 한국여성이다. 우리가 지나가면서 ‘안녕 하세요’인사하니 반갑게 웃는다. ‘어떻게 이곳까지 왔느냐?’고 묻는다. 아내가 프랑스에서 차를 리스(lease)하여 이곳까지 왔다고 하면서 작년에는 북유럽에도 갔다 왔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처럼 나이 많은 사람이 달랑 부부 명이 차를 빌려서 세계를 돌아다니니 부러운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를 따라오지 못한다. 숨을 헐떡이며 약간의 고통스러운 모습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다 되었다. 마트에서 사온 생선초밥과 맥주 한잔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아내와 맥주 한잔으로
건배!!!
‘오늘도 무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