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스포츠 이야기

댄스스포츠음악을 ‘원음’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타당한 말일까?

장호열 2014. 1. 9. 10:48

댄스스포츠음악을 ‘원음’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타당한 말일까?

언제부터인가 댄스스포츠 음악을 ‘원음’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래서 ‘원음’이라는 정확한 뜻을 알기 위해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원음(原音 ; original sound)
1 글자 본디의 음.
2 [물리] 진동하는 물체가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가장 작은 진동수를 가지는 소리.
3 [음악]음악에서 표준음을 이르는 말. 다장조에서 ‘다, 라, 마, 바, 사, 가, 나’의 7음을 이르며, 피아노와 오르간의 흰건반에 해당하는 음이다.
4 재생음에 대한 본디의 음
대체로 위와 같이 설명되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몇 가지 다른 뜻이 더 있지만 일부 댄스동호인들이 댄스스포츠 음악을 ‘원음’이라고 사용하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 더군다나 어디에도 ‘댄스스포츠 음악’을 ‘원음’이라고 설명한 곳은 찾을 수 없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댄스스포츠가 많이 보급되어 그 동호인의 수가 꽤나 많다. 그런데 댄스스포츠 전용 무도장은 서울에 겨우 한 두곳 있을까 말까(내가 알기로는 아가페와 태양 무도장, 슈니트 정도)

그러니 자연스럽게도 댄스스포츠 동호인들은 사교춤(지루박 부르스등)을 추는 콜라텍에서 댄스스포츠를 출 수 밖에 없다.

지루박 음악에 자이브는 그런대로 출 수 있고 또 부르스 음악의 빠르기가 룸바음악과 비슷하여 부르스 음악에 룸바를 출 수는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룸바의 느끼한 맛은 느낄 수 없지만....

그런데 트롯트 음악(4/4박자)에 왈츠(3/4박자)를 추는 것을 보고 나는 정말로 신기하게 생각했다. 나는 죽었다 깨나도 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오래 동안 사교춤 선생을 하시고 요즘에는 댄스스포츠 지도자까지 겸하시는 선생님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이 질문을 그 선생님께 했더니 그 선생님으로 부터 설득력 있는 답변을 들었다.

4/4박자 음악에 3/4박자 춤은 원천적으로 출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트롯트 음악이 나오는 시간이 왈츠를 추는 시간으로 동호인들 사이에 무언의 약속이 되어 있어서 왈츠를 추는 것이라는 답변을 듣고 의혹이 풀렸다.

그러나 이 말이 옳은 것인지는 나도 확인할 수는 없다. 어느 춤 도사가 다음과 같은 원리로 트로트 음악에 왈츠를 추고 있는지 모르니까.

우리나라 사교춤의 지루박도 고유의 리듬이 있음은 물론이다. 4/4박자음악이니 쿵(강) 작(약) 쿵(중강) 작(약), 쿵 작 쿵 작 과 같이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가요 ‘오빠생각’은 6/8박자 음악인데 지루박 음악으로 나오는 카바레도 간혹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2소절을 부르면 12박이니 결국 쿵작쿵작을 3번 나누어 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생기기 때문이다.(쿵작작,쿵/작작,쿵작/작,쿵작작) 물론 노래의 빠르기도 빨라야 되고 리듬도 ‘강 약 약, 중강약 약 약’이 아니라 ‘강 약 강, 약 강 약' 으로 연주해야 한다. 실재로 카바레에서 그렇게 연주하는 곳도 있다. 아마도 쿵작쿵작으로 연주한 것 같다.

마찬가지로 트로트는 4/4박자 음악인데 3소절은 12박이므로 이것을 3(쿵작작)으로 나누면 4번 쿵작작 할 수 있으므로 왈츠를 못 출 것은 아니다. 쿵작궁(중강약을 궁으로 표시)작/쿵작궁작/쿵작궁작 = 쿵작궁/작,쿵작/궁작,쿵/작궁작 --- 이렇게 3소절을 4소절로 나누어 사용하면 왈츠를 못출것도 아니다. 그러나 리듬의 강세가 중간에 들어가 있어 첫박자를 찾기가 힘들어 왈츠를 음악에 맞춰 즐기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위와 같이 콜라텍에서 추는 우리나라 사교춤 음악과 비교하여 댄스스포츠 음악을 ‘원음’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댄스스포츠가 우리국민 생활체육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때에 그 용어도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 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부터는 ‘원음’이라는 용어 대신 ‘댄스스포츠 음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적극 권하고 싶다. 용어가 너무 길어 불편하면 ‘댄음’이라고 약칭해서 사용하던지........